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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많습니다. 영화 보실 분들은 글읽기를 자제해주시기 바래요!

 휴일에 무언가 건설적인 일을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일어나서 다른 일 하기 전에 예매부터 했다. 가까운 곳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 중에서 5분간 고심한 끝에 고른 영화가 바로 이 '무방비 도시'. 일단 혼자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몰입은 안되더라. 충무로의 전형적인 조폭 영화에서 나오는 조폭들의 대결구도가 형사와 소매치기로 바뀌었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던 영화.

 광역수사대의 일원인 조대영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국제적인 소매치기를 하는 삼성파와 관련한 사건을 맡게 된다. 하지만 조대영은 다른 사건과 달리 소매치기범을 상대로 하는 수사를 꺼려한다. 어렸을 때 소매치기와 관련되어 체포된 엄마 강만옥과 관련된 기억 때문이었다.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장만옥을 맞이하는 백장미. 그녀는 장만옥과 질긴 인연을 가지고 있다. 출소한 장만옥을 영입해서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지만 장만옥은 교도소에서 다시는 소매치기를 하지 않을거라 결심한터라 쉽지 않다.

 그리고 조대영과 백장미. 라이벌 소매치기 조직에게 잡혔던 백장미를 조대영이 구해주면서 이 둘의 눈에는 불꽃이 튀고, 조대영은 백장미의 계략으로 인해 이용당하게 된다.

 백장미는 경찰에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자, 조대영을 이용해 조직원을 정리한 후 일본으로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조대영은 백장미가 죽인 라이벌 조직의 쌍둥이 중 한 사람의 시체를 발견하고, 자신이 잃어버린 사진을 통해 백장미가 그동안 잡으려고 했던 소매치기 조직의 리더인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멀어지는 배 위에 타고 있는 사랑했던 감정을 지닌 백장미에게 눈물을 머금으며 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내용을 쓰다보니 왠지 유치 찬란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연계성과 불필요한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가치가 하락한 것 같다. 김명민의 연기야 더할 나위없는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다지만, 손예진의 팜므파탈은 조금 어색했다. 생긴게 원체 순하다보니 팜므파탈은 조금 무리가 있었지 않나 싶다.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는 것이 상책인 듯. 그리고 영화 속의 조대영과 백장미의 사랑도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었다. 이건 뭐, 사랑도 아니고, 원나잇 스탠드도 아니고.

 이 영화의 '소매치기'란 주제가 신선한 소재라는 건 인정을 하지만, 영화 전체를 이 소매치기로 끌고감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백장미와 조대영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상황과 백장미와 뒤에서 보좌해주는 최성수(심지호)의 관계를 좀더 보완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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