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나, 보실 예정이신 분들은 가볍게 다른 메뉴를 클릭해주세요!

 출장 안마소를 관리하는 전직 형사 중호. 관리 중이었던 아가씨 두명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려 난감한 상황에 빠지던 중, 아픈 몸으로 일을 나간 미진과 사라진 두 사람을 불러냈던 사람의 전화 번호가 일치하는 걸 확인하지만 미진 역시 연락이 두절된다. 미진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마주친 어떤 남자의 옷에 묻은 핏자국을 보고 찾던 전화 번호의 사람인 걸 직감한다. 그리고 사라진 미진을 찾아 그 사람을 쫓는다.

 희대의 살인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이미 한번 잡혔다 풀려난 전적이 있는 영민. 증거를 찾아 가는 곳마다 허탕을 치는 경찰과는 달리 중호는 이 영민을 쫓아 미진을 찾아내려고 한다. 죽을뻔한 위기에서 아직 살아있는 미진, 그리고 증거 불충분으로 다시 한번 풀려나는 영민, 그리고 그 영민을 쫓는 중호. 영화는 이렇게 끝을 향해 내달린다.

 정말이지 내 생애 이렇게 잔혹하고, 보고 나서 결말이 개운치 않고 무언가 찝찝한 영화는 처음이다. 한동안 꿈자리가 뒤숭숭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랄까. 다시는 이런 영화 보고 싶지 않다. 오죽하면 영화를 본 다음에 극장에서 나올때 다리가 후덜거렸을까. 이건 재미를 느꼈다기보다는 영화가 내내 부담스러웠고, 무서웠기 때문일거다. 살인자에게서는 전혀 동기라는 것이 보이지 않았고, 감독이 피 튀는 것에만 연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절제'되어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던 장면들이 곳곳에 보였다. 보지 말걸, 보지 말걸 하는 생각이 아직까지도 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긴장감은 긴장이 아닌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는 추측이다. 한동안은 영화에서 보았던 잔혹한 장면들 때문에 섬찟해서 소름이 끼칠 것 같다.

* 스포일러 많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이나, 영화를 보려고 생각중이신 분들은 가볍게 다른 글을 클릭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때는 현대의 도쿄. 음악을 위해 도쿄로 가출했던 쇼는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나, 쇼랑 있으면 인생이 재미 없어. 우리, 헤어져!'라는 말을 듣습니다. 술과 유흥으로 하룻밤을 보낸 쇼에게 몇년만에 찾아온 아버지는 행방불명된 고모가 죽은채로 발견 되었다면서 고모의 집에 있는 유품들을 정리해줄 것을 부탁받게 됩니다.

다 허물어져가는 아파트에 고모 마츠코의 집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습니다. 집안에 가득한 쓰레기와 먼지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쇼. 집안을 치워나가면서 접한 물건들로 쇼는 고모인 마츠코의 인생에 대한 추측을 해봅니다.

마츠코는 중학교 선생님으로 집안에서 동생과의 관계를 제외하면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을 살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병약한 여동생에게 쏠린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애정결핍증이 숨어 있었습니다. 수학 여행을 갔던 어느날, 여관에서 제자와 관련해 발생한 절도사건에서 혐의를 뒤집어쓴 이후부터 마츠코의 인생은 180도 돌변하게 됩니다.

첫사랑이었던 남자는 돈 없는 작가 지망생. 끊임없이 행해지는 구타와 폭언, 그리고 돈을 마련하려면 몸까지 팔라고 했던 그 남자에게 마츠코는 가족과의 연을 끊으면서까지 매달리지만, 종국에는 '태어나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하며 죽어버리는 그 남자에게 버림 받고 말죠.

큰 충격을 받은 마츠코에게 찾아온 두번째 남자는 마츠코의 첫사랑이었던 작가 지망생에게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남자. 엄연히 가정을 가지고 있었던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컴플렉스로 인해 마츠코를 사랑하는 척 했었고, 종국에는 가정을 선택한 그 남자에게 또다시 버려지게 됩니다.

두번째 남자에게 버림받고 유흥업소에 취직하게 된 마츠코. 첨에는 잘 풀려가는듯하다가, 나중에는 나이가 들어 선택해주는 이가 없자 결국은 쫓겨나게 되죠.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으려고 했을까요? 집으로 돌아간 마츠코는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일기장에서 매일 자신을 기다리며 썼던 글을 발견하고 그제서야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지만, 여동생을 보고는 또다시 집에서 도망치고 맙니다.

그리고 떠나던 길에서 만난 한 남자. 이 남자와 마츠코는 함께 살면서 다시 몸을 팔아 돈을 벌게 되는데, 결국 이 남자도 그간 마츠코에게 돈만을 바란 것이었지, 마츠코를 바란건 아니었나 봅니다. 급기야 마츠코는 젊은 여자와 함께 지내려고 자신을 버리는 이 남자를 칼로 찔러 죽이고 맙니다. 그리고 인생이 끝났다며 베란다에 몸을 던지는 찰라, 난간을 붙잡는 자신의 손에 의아함을 느낍니다.

신칸센을 타고간 어느 마을. 그 마을은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작가 지망생이 죽었던 장소. 근처의 강에서 자신이 사랑한 사람은 그 사람뿐이라며 자살을 결심하지만, 물이 너무 적다고 말하는 선량한 이발사를 만나게 되죠. 새롭게 사랑에 빠진 마츠코는 다시 그 사람과 함께 지내지만, 살인사건을 쫓던 형사에게 잡혀 교도소에 가게 됩니다. 마츠코는 이 남자를 생각하며 열심히 몇년동안 감옥생활을 하게 되고, 미용기술을 익혀 교도소에서 나왔지만, 이미 이 남자에게는 부인과 자식이 있었습니다. 마츠코의 혼잣말, '다녀왔습니다.'는 너무나도 맘 아프고 쓸쓸하여 눈물이 왈칵 쏟아지게 합니다.

교도소에서 익힌 미용기술로 취직해 미용실에 다니던 중, 마츠코는 감옥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 메구미와 재회하게 되죠. 메구미와 함께 돈독한 우정을 쌓아가지던 도중 자신이 중학교 시절 절도사건에서 연관된 학생 '류'와 만나게 됩니다. 류는 그때 돈을 훔쳤냐는 마츠코의 물음에 자신이 훔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당시 노래를 잘하던 마츠코를 좋아했었다고 했죠. 그 뒤로 마츠코는 류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던 친구 메구미까지 버리면서 마츠코는 야쿠자인 류의 여자가 되어갑니다. 하지만 종국에는 야쿠자의 돈을 횡령한 류와 함께 야쿠자들에게 쫓기게 되고, 류는 감옥에 가게 됩니다. 류와 함께라면 지옥까지 갈꺼라는 마츠코는 감옥 밖에서 열심히 류를 기다리지만, 류는 자신이 망가뜨린 마츠코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마츠코를 버리죠. 류가 출소하던 날, 마츠코는 류에게 다시한번 버림받게 됩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마츠코는 자신의 고향에 있던 강과 비슷한 강 근처에 아파트를 얻고, 청소도 화장도 하지 않고 마냥 먹기만 하는, 외톨이가 되어갑니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사람에게 길고 긴 장편의 편지를 보내지만 역시 답장이 없고, 여기에서도 이내 버림받는 마츠코. 정신병 치료를 위해 다니던 병원에서 몇년만에 재회한 메구미에게 명함 한장을 받습니다. 하지만 심신이 지치고 말이 아니던 마츠코에게 그저 명함은 종이 한장에 불과합니다. 명함을 강가에 버리고 집으로 돌아온 마츠코는 죽은 여동생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환상을 보게 되고, 삶에 희망을 가지게 되어 강가에 버린 메구미의 명함을 찾으러 오지만, 철없는 불량학생들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됩니다.

영화는 화려한 색채로 현란한 장면들이 연출이 되지만, 그 이면에는 혀를 끌끌 차게 만드는 안타까움과 쓸쓸함이 숨어 있었습니다. 주제는 한량없이 씁쓸한 주제이지만 그런 어두운 주제를 이렇게 밝고 코믹하게 표현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재주에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지만, 실상은 마츠코의 혐오스런 인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영화에서는 이 '왜?'라는 질문이 자주 나옵니다. 도대체 무엇이 마츠코의 인생을 그렇게 혐오스럽게 이끌었으며,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는 마츠코가 왜 죽어야만 했을까요? 아마 이것은 테츠야 감독이 관객들에게 남긴 철학적인 물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처음에 마츠코의 인생이 혐오스럽게 흘러가도록 계기를 제공했던 류가, 감옥에서 나와 마츠코를 버렸던 남자들처럼 다시 마츠코를 버려지게 했던 류가,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마츠코를 '신'이라고 비유했습니다. 그리고 혐오스런 인생의 마지막에서 죽어간 마츠코의 인생은 더 이상 혐오스럽지 않게 되죠. 아마 마츠코는 분명 내세에서는 행복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로 통한 계단을 올라가면서 부르는 마츠코의 노래는 아마 그런 의미였을겁니다.

바보같이 사랑만 퍼주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숱하게 버림받았던 마츠코. 하지만 '인생의 가치는 말이야. 다른사람에게 뭘 받았는지가 아닌, 다른사람에게 뭘 주었는가로 정해지는거야.'라는 슈의 여자친구의 말처럼 후회없이 삶을 살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없이 웃다가 어느순간 툭 터진 눈물샘으로 고생했던 이 영화, 정말 간만에 느끼는 '보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마지막에는 여운을 주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를 볼 계획이신 분들은 눈길 주지 마시고 가볍게 다른 글을 클릭해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 핸드볼과 관련한 내용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떤 경기를 소재로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사전에 지식이란 지식은 전혀 없었고, 단지 생각한 것보다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낚임성 기사 덕분에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다.

영화는 미숙과 정란, 수희가 소속되어 있는 핸드볼 팀이 해체가 되면서 시작된다. 수희를 제외하고 정란은 남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미숙은 생계를 위해 대형 할인 마트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때, 일본에서 일본 프로팀의 감독으로 있는 혜경이 한국 국가 대표팀 감독 부임을 목적으로 귀국한다.

혜경은 핸드볼 팀을 보강하기 위해 미숙과, 정란 등등 과거 자신과 함께 했던 유망주들을 팀으로 끌어들인다. 정란과 수희 등 다른 팀원들은 쉽게 섭외가 되었으나, 미숙은 쉽지 않다. 남편의 사기로 인한 사업 실패로 생긴 빚과 당장의 생계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혜경의 노력으로 인해 당장 앞에 놓여진 급한 불을 끄고 미숙도 팀으로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혜경의 강도 높은 훈련과 고집스런 팀의 운행으로 팀원들간에 불화가 생기고, 혜경의 운영을 믿지 못하는 위원회는 새로운 감독 안승필을 새로 들여오고, 혜경을 선수로 강등시키면서 팀은 또 한번의 위기를 겪게 된다. 전혀 달라진 유럽식 훈련 방식과 팀원들을 믿지 못하고 자신의 구색 살리기에만 집중하는 감독 안승필. 팀의 전력은 한량없이 떨어지고, 설상가상으로 미숙은 혜경과의 갈등으로 팀에서 무단이탈을 하게 된다. 고교 남자 핸드볼팀에게까지 지는 팀의 어처구니 없는 전력으로 압박을 받는 안승필 감독. 그리고 미숙을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겠다고 팀에게 엄포까지 놓는다. 혜경은 강도 높은 등반 훈련에서 자신이 이기면 미숙을 제외하지 않겠다는 것을 두고 내기를 한다.

마지막 코스를 나와 트랙을 달리는 질주. 대표팀은 한 마음이 되어 혜경을 응원한다. 이때부터였을까. 팀이 뭉치는 걸 확인하는 그 순간, 마음으로 전기가 흐르는듯 했다. 이 순간부터 팀원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기 시작한다. 핸드볼은 개인 경기가 아니라 단체 경기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 바로 이 장면이었다. 거기에 마음을 돌린 미숙도 나타나면서 국가 대표팀은 처음으로 한마음이 되어 올림픽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한다.

드디어 아테네로 향한 올림픽 대표팀. 결승전 전날 미숙은 한국에 있는 남편이 극약을 마셔 상태가 위험하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결승전을 포기한채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지만 결국 공항에서 마음을 바꿔 돌아온다. 하지만 경기는 이미 연장전까지 진행되어 몇분 안 남은 상태. 최강 유럽팀 덴마크를 만나 홈경기라는 우위에 놓인 덴마크 팀과 연장전을 두번이나 가지지만 마지막 승부 던지기에서 아깝게 지고 만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패배. 하지만 여러가지 열세를 이겨내고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이들은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모델이 되었던 아틀란타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 경기는, 거의 홈경기나 다름없던 덴마크 선수들과 심판의 각종 편파 판정으로 인해 서러움으로 많았던 경기였다고 한다. 얼핏 그때 그런 뉴스를 봤던 적이 있었지만 이미 뇌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러나 그런 열세를 딛고 두번의 연장전을 가지고 승부 던지기에서 아쉽게 진 우리 선수들이 4년이나 늦은 뒷북이지만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영화의 진행과 부분 부분 보이는 미숙함은 그렇다치손, 내용이라더가 영화 자체는 훌륭했다고 생각된다. 다른 걸 떠나 관객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은 그 영화가 마음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의미니까. 보는 내내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과 제대로 된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는 이 환경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영화를 통해 비인기 종목들의 조금 더 나은 대우와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훈련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평들을 보니 이래저래 말들이 많긴 하더라. 하지만 내 생각을 그네들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다. 영화는 자신이 느꼈던 감정이 가장 정직하고 가장 정확한 감정이기 때문에. 모델이 되었던 선수들과 그 마지막 경기에 대해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로 영화를 봤기에 긴박함과 긴장감을 더 느꼈다고 생각된다. 너무 많은 기대감도,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 마음가짐도 영화를 볼 때는 쓸모가 없다. 영화는 편안한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보러 가야 가장 재밌게 볼 수 있는거다. 이번에는 괜히 시덥잖은 악성 리뷰 덕분에 영화 본 뒤의 충만함만 반감이 되었던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스포일러 많습니다. 영화 보실 분들은 글읽기를 자제해주시기 바래요!

 휴일에 무언가 건설적인 일을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일어나서 다른 일 하기 전에 예매부터 했다. 가까운 곳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 중에서 5분간 고심한 끝에 고른 영화가 바로 이 '무방비 도시'. 일단 혼자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몰입은 안되더라. 충무로의 전형적인 조폭 영화에서 나오는 조폭들의 대결구도가 형사와 소매치기로 바뀌었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던 영화.

 광역수사대의 일원인 조대영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국제적인 소매치기를 하는 삼성파와 관련한 사건을 맡게 된다. 하지만 조대영은 다른 사건과 달리 소매치기범을 상대로 하는 수사를 꺼려한다. 어렸을 때 소매치기와 관련되어 체포된 엄마 강만옥과 관련된 기억 때문이었다.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장만옥을 맞이하는 백장미. 그녀는 장만옥과 질긴 인연을 가지고 있다. 출소한 장만옥을 영입해서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지만 장만옥은 교도소에서 다시는 소매치기를 하지 않을거라 결심한터라 쉽지 않다.

 그리고 조대영과 백장미. 라이벌 소매치기 조직에게 잡혔던 백장미를 조대영이 구해주면서 이 둘의 눈에는 불꽃이 튀고, 조대영은 백장미의 계략으로 인해 이용당하게 된다.

 백장미는 경찰에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자, 조대영을 이용해 조직원을 정리한 후 일본으로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조대영은 백장미가 죽인 라이벌 조직의 쌍둥이 중 한 사람의 시체를 발견하고, 자신이 잃어버린 사진을 통해 백장미가 그동안 잡으려고 했던 소매치기 조직의 리더인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멀어지는 배 위에 타고 있는 사랑했던 감정을 지닌 백장미에게 눈물을 머금으며 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내용을 쓰다보니 왠지 유치 찬란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연계성과 불필요한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가치가 하락한 것 같다. 김명민의 연기야 더할 나위없는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다지만, 손예진의 팜므파탈은 조금 어색했다. 생긴게 원체 순하다보니 팜므파탈은 조금 무리가 있었지 않나 싶다.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는 것이 상책인 듯. 그리고 영화 속의 조대영과 백장미의 사랑도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었다. 이건 뭐, 사랑도 아니고, 원나잇 스탠드도 아니고.

 이 영화의 '소매치기'란 주제가 신선한 소재라는 건 인정을 하지만, 영화 전체를 이 소매치기로 끌고감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백장미와 조대영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상황과 백장미와 뒤에서 보좌해주는 최성수(심지호)의 관계를 좀더 보완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어린왕자. 나에게는 이 '어린왕자' 책만큼은 정말 예쁜 책으로 사자, 라는 로망이 있었다.

 시간은 나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시골에서 도시로 막 상경한 스무살의 꼬꼬마 아가씨에게서 멈춘다. 시골의 작은 서점에서 옹기종기 놀았던 그 꼬꼬마가 도시의 대형 서점을 보고 입을 쩍 벌리고 구경할 때. 예쁜 표지의 어린왕자 책이 눈에 띈다. 꼬꼬마는 살까, 말까를 몇번이나 고민하다 그냥 책을 놓았다. 표지와 안에 그림들은 참 이뻤는데, 제본이 맘에 안든다는 이유였을거다. 그 이후로 꼬꼬마는 서점에만 들르면 어린왕자 책을 찾기 시작한다. 분명 그때 그 책보다 더 예쁜 책이 있을거야, 라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서.

 그리고 6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참 좋아하는 일러스트 작가의 다이어리를 사고, 그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는 '어린왕자'라는 책이 나온걸 뒤늦게 알았다. 이제 더 이상 꼬꼬마가 아닌 그 여자는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그 책을 샀다. 그리고 비로소 20살때의 꼬꼬마가 세월을 지나 내쉰 만족의 한숨으로 마음이 더없이 푸근해졌다는걸 문득 깨닫는다. 자그마치, 6년의 기다림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예쁜 책을 기다렸느냐고 물어본다면 할말이 없다. 단지, 그 때의 그 책은 나의 인연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두루뭉실하게 대답할거다. 언젠가는 내 마음에 드는 책이 나올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근거는 물론 없었다. 그저 꼬꼬마의 작은 기다림이었을뿐.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거야."라는 어린왕자의 말처럼 그냥 행복하게, 마냥 그렇게 기다렸을 뿐이다.

오겡끼 데스까, 데스까, 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 겡끼데스, 겡끼데스.. 이 말을 안해보신 분들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숱한 패러디를 만들어냈던 그 영화. 오늘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와 함께 합니다.

후지이 이츠키가 죽은 지 2년. 그의 약혼녀 와타나베 히로코(Hiroko Watanabe: 나카야마 미호 분)는 여전히 연인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겨울 산에서 조난당해 숨진 자신의 약혼자 후지이 이쯔기가 차가운 눈 속에서 생명의 불이 꺼져가며 느꼈을 심정을 알고 싶은지, 히로꼬는 눈 속에 파묻혀 가만히 숨을 참고 있다가 일어서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추모식에서 연인의 어머니를 만나 함께 집으로 간 히로코는 이츠키의 중학교 졸업 앨범에서 옛 주소를 발견하게 되죠. 그 집이 사라지고 국도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히로코는 그 주소로, 연인의 안부를 묻는 편지를 띄웁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답장이 날아옵니다. 묘한 편지를 주고받던 히로코는 그 사람이, 연인과 이름이 같은 후지이 이츠키(Itsuki Fujii: 미호의 1인 2역)이며 중학교 동창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히로코는 이츠키를 만나기 위해 먼길을 찾아가지만 집 앞에서 서성이다 편지 한 통만 남기고 발길을 돌립니다. 히로코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이츠키에 대한 추억을 자신에게 들려달라고 부탁하게 되죠. 이츠키는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후지이 이츠키(Male Itsuki Fujii: 카시와바라 다카시 분)와의 중학교 3년간을 기억하며, 동명이인을 혼동한 히로꼬의 실수로 잘못 전달된 한 장의 편지로 인해, 한 남자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게 됩니다.

 항상 겨울영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이 이 러브레터라는 영화입니다. 하이얀 벌판에서 까만색 짧은 머리를 한 예쁜 소녀. 그리고 그 소녀가 외치는 산속에 있는 연인에게 전하는 안부 인사. 그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 인사, 인사, 인사. 그리고 흡사 그 인사에 대답이라도 하듯 전해져오는 메아리 소리. 그 명장면에서처럼 비록 하얀 눈이 오는 벌판에 있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영화 속의 히로코처럼, 동명을 가진 두명의 이츠키들처럼 예쁜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생기게 합니다.
 
 천녀유혼이라는 영화는 티비에서도 숱하게 방영을 했었고, 군데군데 띄엄띄엄 여러번 봤던 영화라 그동안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었죠. 특히, 홍콩영화가 비슷한 장르의 반복과 쇠퇴를 겪고 있던 세대에 태어나서 많은 영화들로 인해 질렸던 것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영화를 보게된 계기는 순전히 포스팅을 한 블로거 덕분이었습니다.
 천녀유혼은 범죄자들이 난무하고, 이 범죄들의 목에 걸린 현상금에 눈이 먼 무인들로 혼란한 중국의 한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여기에 뜬금없이 초라한 행상으로 수금을 하러 다니는 시대의 꽃미남 영채신. 정말 놀랐습니다. 매번 언론에 비춰지는 장국영은 항상 30대를 훌쩍 넘긴 아저씨의 모습이었는데, 이렇게 꽃미남이었다니. 예전 중학교 때 장국영을 무척 좋아했던 친구의 심정이 십수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이해가 갔습니다. 그땐 저런 아저씨를 왜 좋아할까?라는 의문이었거든요.
 

느껴지십니까? 이 미소년 느낌 나는 장국영의 포스가. 너무 순수하고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의 영채신이라는 역활을 정말이지 훌륭하게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늦은 뒷북이지만, 장국영의 죽음이 실로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영채신은 비로 인해 먹으로 적힌 장부가 지워지는 바람에 수금은 커녕, 돈이 없어 하룻밤 묵을 것도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에 어떤 사람이 가르쳐준 '공짜로 잠을 잘 수 있는 곳'인 난약사로 가게 되죠. 나중에 알게 되지만 이곳은 귀신들이 출몰하고 모든 사람들이 밤에도, 낮에도 가기를 꺼려하는 '폐가'였습니다. 늑대에게 죽을 뻔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결투에 얼떨결에 끼어들면서 드디어 영채신은 하룻밤 묵어갈 난약사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여주인공. 귀신보다 더 예쁜 배우 왕조현이 연기한 섭소천. 정말이지 십수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도 어색하지도 않은 미모. 싱크로율 99.9%를 자랑한다는 말이 딱 맞는 역활분담이였죠.^^; 섭소천은 인간일 때는 살해를 당해 죽었고, 죽은 뒤에도 천년 묵은 나무 요괴에게 묶여 구천을 떠도는 미모가 뛰어난 귀신입니다. 흉폭하고 막되먹은 나무 요괴 때문에 자신의 의지가 아닌 반강제로 사내들을 유혹하고 나무 요괴에게 정기를 빨아먹히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나무 요괴의 정말 징그러운 커다랗고 긴 혀와, 정기를 빼앗겨 뼈와 가죽만 남은 시체를 표현한 특수 효과는 지금 봐도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소름이 끼칩니다. ^^;;
 그지 없는 운명에 끌린걸까요? 채신과 소천은 난약사 근처에서 드디어 만나게 되죠. 소천의 유혹에도 절대 굴하지 않는 둔함을 보이는 채신. 채신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 때문에 소천은 그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채신 역시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소천에게 끌리게 되죠.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국경과 인종보다 더한 '생사'를 넘나드는 어려운 사랑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유머와 멋진 카리스마(^^;;)를 가진 연적하는 채신과 요괴들을 모두 잡으려는 계획을 세우고, 그날 밤 소천을 다시 만난 채신은 그녀의 과거를 듣고 그녀가 다시 환생하기 위해 유골을 고향에 가져가 가족들과 함께 묻어주기로 약속합니다. 하지만 이때 나무요괴의 습격을 받게 되죠. 나무요괴와 연적하의 혈투 끝에 나무요괴의 마력을 없애지만, 소천은 나무요괴와 함께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맙니다. 채신은 연적하와 소천의 유골을 파내고 드디어 그날 밤 소천과 재회하게 되죠. 그리고 이승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남깁니다. 그나마 이 장면이 사랑하는 연인들이 보통으로 보내는 시간을 보여줍니다.(물론 요즘 세상에 서로 시구를 짓고 그림에 시를 적으며 시간을 보내는 커플들이 있을리 만무하지만요^^;) 이때 연적하는 이들이 묵고 있는 여관에서 요기를 발견하게 되고, 이곳이 귀신들의 혼례를 치르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귀신들의 세계로 납치되어 빨려들어간 소천을 구하러 갑니다. 엄청난 혈투 끝에 많은 부상을 입고 이승으로 나온 세 사람. 하지만 그새 새벽이 오고, 소천과 채신은 작별을 하게 됩니다. 채신은 소천의 유골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며 좋은 곳에 환생하기를 빌고 이번에는 연적하와 다시 길을 떠나게 되죠.
 
 항상 홍콩영화를 보며 느끼게 되는 거지만, 이런저런 태클을 걸려면 한도끝도 없게 되므로, 그냥 마음을 비우고 보는 것이 영화를 감상하는데 대단한 도움이 됩니다. 천녀유혼이 사랑을 받았던 이유가 당시에 없던 소재와 그리고 각가의 역할에 잘 맞았던 주인공들의 캐스팅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벌써 20주년이나 되어버린 영화 천녀유혼. 지나친 뒷북이지만, 이 영화를 재밌게 봤다는 것이 나름대로의 뿌듯함을 주네요. 보지 않으신 분들은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 주의 : 스포일러 있습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 사는 것이 울적해 질 때면, 나는 공항에서 재회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보편적으로 우리는 증오와 탐욕 속에 산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 굳이 심오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어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 아내와 남편. 남자 친구,여자 친구, 오랜 벗. 무역 센터가 비행기 테러로 무너졌을 때, 그곳에서 휴대폰으로 사람들이 남긴 마지막 말은 증오나 복수가 아닌 모두 사랑의 메세지였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사랑은 실제로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늘 12월이 되면 거리에는 각양각색의 전구들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빛이 나고, 흥겨운 캐롤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의 얼굴도 덩달아 빛이 나고 행복한 미소가 넘쳐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흥겨운 캐롤들,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 뿐만이 아니라 러브 액츄얼리라는 영화 역시 겨울을 훈훈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캐롤들이 들리면 반사적으로 생각나는 이 영화,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새로 부임한 매력적인 미혼의 영국 수상은 발랄하고 귀여운 비서 나탈리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수상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의식해 그녀를 애써 멀리 해보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고 맙니다. 고민 끝에 그녀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만 사랑이 담긴 그녀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고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 오르는 뜨거운 사랑을 깨닫죠. 그리하여 결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 주소도 모른 채 그녀가 사는 동네로 무작정 찾아 나섭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다닥다닥 모여사는 영국판 달동네. 거기에서 수상은 자신이 사랑하는 나탈리를 찾습니다.

 새 아빠 대니얼은 엄마를 잃고 방에 혼자 틀어박혀 지내는 아들 샘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고민에 빠집니다. 하지만 사실 샘은 어떤 여자친구를 두고 짝사랑의 열병에 빠져 있었던 것이었죠. 새 아빠는 아들의 사랑을 이뤄 주기 위해 아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학예회, 여자친구 앞에서 멋지게 드럼을 연주하고 싶은 샘은 밤낮없이 방에 틀어박혀 드럼 연습을 합니다. 드디어 학예회가 끝나고 작별인사도 못나눈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새 아빠와 함께 공항으로 달려가지만, 그녀는 이미 가족과 함께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버린 후. 어쩔줄 몰라하던 샘은 무작정 비행기로 뛰어 듭니다. 새 아빠의 든든한 응원을 받으면서 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로 들어가기 직전에 여자친구를 만난 샘은 드디어 여자친구에게 고백을 하고, 여자친구는 비행기로 들어갔다가 만면에 미소를 띄고 다시 나와 샘의 볼에 키스를 해줍니다.

 소설가 제이미는 바랑둥이 여자친구에게 상처 받고 남부 프랑스의 작은 별장에서 소설을 쓰면서 마음을 달랩니다. 그가 머무는 동안 집안 일을 돕기 위해 젊은 포르투갈 여인 오렐리아가 오죠. 이 둘은 말은 한마디도 통하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서로에게 끌리고, 매일 헤어지는 시간을 너무나도 아쉬워 합니다. 떠날 무렵까지 결국 그녀에게 사랑 고백을 하지 못하는 제이미. 점점 더 커가는 그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어쩔줄 몰라하던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 드디어 포르투갈로 그녀를 찾아가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선물을 준비합니다. 물론 사전에 포루투갈 언어를 열심히 익혔죠. 어느 식당에서 일하는 오렐리아를 찾아간 제이미. 포루투갈어로 멋지게 프로포즈를 하자, 포루투갈어밖에 하지 못하던 그녀에게 영어로 된 'Yes'라는 대답을 얻습니다. 그녀 역시 제이미를 만날 때를 대비해 영어를 공부했던거죠.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를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사라. 드디어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꿈에 그리던 그와 함께 춤을 추게 됩니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그녀의 새로운 매력에 마음이 끌린 그는 결국 그녀를 따라 그녀의 집으로 가게됩니다. 뜨거운 눈빛이 오가고 분위기는 무르익어 마침내 고대하던 사랑을 나누려는 찰나, 요양소에 있는 그녀의 아픈 남동생에게 전화가 옵니다. 아쉽지만 그녀는 그를 남겨두고 누나를 찾는 동생에게 달려가게 되죠. 안타깝게 그와의 사랑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이루어지지 않지만, 사랑하는 동생과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그녀와 그녀의 남동생에게 또다른 행복을 줄거라 믿습니다.

 무뚝뚝한 남편 해리의 주머니에서 하트목걸이를 발견하고 기쁨에 설레여하는 캐런. 그러나 크리스마스 이브, 정작 해리가 건넨 선물은 CD였습니다. 목걸이의 주인공은 해리의 회사에 근무하는 여직원이었습니다. 해리도 남자였는지라, 자신을 좋아하는 여직원에게 살짝 끌렸던거죠. 많이 실망했던 캐런은 아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공연에 얼떨결에 오게된 남동생인 영국 수상을 보면서 마음을 추스립니다. 남편이 어쨌든 자신에게는 이 가정이 소중한 걸 아니까요.

 이제는 한물간 로커 빌리에게 오랜동앗 매니저 일을 맡아주며 고생해온 조. 데뷔때부터 빌리와 음악 활동을 함께해온 그는, 다시 재기를 꿈꾸는 빌리와 함께 리바이벌곡 'Christmas Is All Around'를 크리스마스 음반 차트 1위에 올려 놓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드디어 결전의 순간. 젊고 잘생긴 그룹과의 박빙전에서 빌리는 음반 챠트 1위를 하게 되고, 최고의 크리스마스를 맞게 됩니다. 빌리는 멋진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받지만, 오랫동안 함께 해온 친구 조보다 소중한 사람은 없는 걸 깨닫고, 둘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됩니다.

 신랑 피터와 신부 줄리엣의 결혼식. 신랑의 제일 친한 친구 마크는 정성을 다해 웨딩 촬영을 합니다. 하지만 신부 줄리엣은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마크를 서운하게 생각하죠. 그러던 어느 날 마크의 집에 웨딩 테이프를 찾으러 간 줄리엣은 온통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득 채워진 화면을 보고 감격합니다. 이제껏 마크는 줄리엣을 사랑하고 있었고, 피터와 줄리엣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거였죠. 줄리엣을 향한 마음으로 인해 마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피켓을 들고 마지막 용기를 내기로 합니다. 소리없이 줄리엣에게 고백을 하고, 줄리엣은 답례로 안타까운 키스를 해줍니다. 마크는 '이걸로 충분해.'라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어두운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DVD판에서만 볼수 있는 또다른 커플. 야한 씬을 연기하는 두 연기자. 생판 몰랐던 두 사람은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맞는 부분을 발견하고 급기야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행운을 맞게 됩니다. 갠적으로 이 두 사람의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었는데, 국내 개봉에서는 방영이 안되서 안타까웠습니다.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되면서 각각의 이야기가 왔다갔다 하는터라 처음 봤을 땐 다소, 이해가 안되고 지루하기도 했었는데, 한번 두번 보다보니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들이 각각 다르게 마음에 다가옵니다. 몇번을 봐도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게 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 영화를 한번 더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 자료, 사진 출처 : http://movie.naver.com -

"사람과 사람은 말야, 공기로 인해 서로 끌리는 것 같아."
언젠가 시후미가 그렇게 말했다.
"성격이나 외모에 앞서 우선 공기가 있어. 그 사람이 주변에 발하는 공기. 나는, 그런 동물적인 것을 믿어."

 요즘 부쩍 '재테크'나 '경제'에 관심이 많아져서 여러가지 책을 찾아보고 있는데, 지하철 광고에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저 책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꼭 책을 사서 봐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알라딘에서 그간 모은 마일리지를 써달라는 메일이 왔고, 모아둔 마일리지로 책 두권을 샀다.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現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직접 말하는 돈과 인생 이야기가 담아져 있는 책.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실패했다. 흑. 잔뜩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는데, 순전히 미래에셋 광고인 것 같았다. 굵은 제목 몇 개를 읽다가 덮어버리고, 다른 책을 읽었는데, 회사 행사 때문에 시끄러운 틈을 타 다시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다시 읽어도 미래에셋 광고나 홍보적인 내용이 많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김현주 회장의 돈에 대한 생각과, 고객을 향한 정직함은 마음에 든다.

 '바람이 불지 않을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젊은이는 꿈을 먹고 살아야 한다.', '나의 꿈은 10억을 준대도 버릴수 없다.' 등등. 상당히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의 마음이 담긴 회사인 미래에셋에 돈을 맡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나의 꿈은 '존경받는 부자'이다. 이제껏 구체적인 그림 없이 막연히 저 꿈 생각만 했는데, 부자가 되려면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며, 어떻게 그 직업을 즐기고 돈을 모아야할지에 대해 고민해야겠다. 김현주 회장은 27살에 자신의 회사를 창업했다고 하던데, 그 포부와 그 자신감과 그 꿈이 참 멋지다. 내 주변을 다시 한번 살피고, 나의 꿈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바람이 불지 않는 바람개비를 날리러 앞을 향해 뛰어가야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