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살기도 폭폭한데,

누군가를 만나서까지 가식적이라면, 그 만남은 분명 지속되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런 예도 겪어봤기에, 조금 서운해도 만나면 좋고-

적어도 만나기에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하는게, 내가 친구를 만나는 유일한 조건이었다.

 

물론 부담이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범주에 대해서는-

말을 막한다던가,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던가, 어떤 핀트가 맞지 않다던가 하는 불특정 다수의 범위가 포함되어 있긴 해도-

내가 말하는 친구의 조건은 그다지 넓지는 않았던 것 같다.

 

최근 한 친구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그 유일한 조건이라는 것을 잘못 생각하고 있나- 하는 의문을 낳게 한다.

 

친구라고 해서, 안좋은 일까지 포함한 모든 일을 소소하게 다 해야한다는 조건은 없을 뿐더러,

굳이 안좋았던 일을 들추는게 과연 맞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게다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데,

심지어 남자친구에게까지도 하지 않는 생일상 차리기를 해줘야 하는건가 싶은 마음도 들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것 같았던 마음들은 붕 떠서 날아가버리고.

어디까지 해야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친구가 되는걸까 하는 의문도 들고.

 

내가 이제껏 친구를 사귀는 방법이 잘못된건가- 할 정도로 요즘 생각이 많다.

숫자를 떠나서, 적은 숫자더라도 깊이 그리고 오래 사귀고 싶은 마음이 더 든 것도 사실 있었고,

이제껏 숱하게 사람을 만나면서도 그냥 스쳐가는 사람이 많았을 뿐, 그 인연들이 다들 이어지는 것도 아니었고.

해서, 굳이 가까워져야겠다, 만남을 이어가야겠다 하는 노력도 하지 않았던 점은 분명 있긴 있었다.

 

맺음을 잘 못하겠다는건, 내 생각이 아직 정리되지 않아서겠지-

모르겠다.

이게 아직까지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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