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으로 맺어진 제니와 존. 삶이 점점 무료해져갈 무렵, 이 둘은 한마리의 강아지를 분양받는다. 보통의 개와는 다른, 조금은 특별한 개, 말리. 이 말리를 시작으로 점차 가족이 늘어가면서, 보통의 가정과 똑같이 가정의 대소사를 겪는다. 일과 가정일의 병행이 힘듬을 깨닫는 제니, 기자와 칼럼니스트의 존재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존. 그리고, 허구헌날 말썽을 저지르는 말리와 아이들. 하지만 그 다툼 속에서 이들은 '가족'이라는 끈으로 묶인 존재들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알게 된다.


개에게 멋진 자동차는 필요 없다.
큰 집이나, 명품 옷도.
물에 흠뻑 젖으면서까지 막대를 찾는다.

개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신경쓰지 않는다.
영리하거나, 무디거나, 똑똑하거나, 바보라도,
당신이 마음을 주면, 개는 모든 걸 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말했을까?

그 훌륭하고, 순수하고 특별한 느낌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설명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특별함을 느낄 수 있을까?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봐야할 영화인 것 같다. 사람의 명보다 훨씬 짧은 이들의 삶과 이별을 해야하는 간접적인 경험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우리가 키우는 개나 고양이의 인생은 우리들의 시각으로 볼때, 우리보다 훨씬 짧다. 하지만, 그래서 이들과의 만남이 특별한걸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며 내내 떠올랐던 것은 '잘 해야겠다'라는 것. 어찌 보면 내 20대에서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냈던 존재가 바로 나의 고양이었고, 하여, 내 20대 인생의 작은 대소사를 옆에서 지켜본 존재가 내 고양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실, 헤어짐을 생각하는건 많이 슬프다. 그래서 말리가 마지막을 향해 갈때, 마음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필히 각오해야할 일이 있다. 그건 바로 '헤어짐'이다. 발에 채이고, 가끔은 귀찮게 하고, 가끔은 말썽을 피워서 얄밉기도 하지만, 난 그래도 가끔씩 내 뒤에서 지켜보는 시선이 있다는 걸 따스하게 기억한다. 이 따스한 기억들을 자꾸 만들어놓아, 훗날 헤어짐을 겪더라도 한번쯤 이 기억들을 상기시키면서 미소짓는 날이 많다면 이 인연은 내가 죽을때까지, 그래서 다른 세계에서 만날 그날까지 행복한 기억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그리고 정말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이 녀석은 나와 함께 있어서 적어도 행복하다고. 길거리에서 짧지만 자유로운 인생보다도, 나와 함께 인연을 맺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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